처음엔 핸들폭이 좀 넓어 보이는 클라라 26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건 여성용 자전거다 싶어서 눈을 돌린 게 로드맨 27이었는데요. 늦은 시간에 주문을 했으니 어차피 접수는 다음날에나 될 거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하루종일 배송준비중이라고만 되어 있으니 어찌나 애가 타던지... 나중에 보니 택배회사에서 자전거를 받아 물류창고에 들어간 밤늦은 시간에야 송장번호 확인이 되더군요. 어쨌든 결과적으로 주문이 접수된 익일 아침에 자전거를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발동동 구르긴 했지만 100프로 조립 배송임을 감안하면 초스피드로 받아 본 셈이네요.

서론이 길었습니다. 통상 택배가 도착하는 게 정오 이후라 방심(?)하고 있다가 기사님이 앞에 와서 기다리고 계신단 얘기에 부리나케 뛰어나갔습니다. 포장을 푸는 데 약 30분(기분탓인지도) 정도 소요될 정도로 튼튼하고 꼼꼼한 포장이었어요. 일단 받아 본 첫인상은 무겁다;였는데요. 하지만 27인치임을 감안하면 보통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거 매고 산에 오를 것도 아니니까요. 멋스러운 프레임은 일단 우리나라에선 흔한 타입이 아니니(생활형 자전거 자체가 흔치 않죠;) 당연히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Road man 이라고 모델명이 쓰여 있는 스티커가 다소 조악스러워 보여서 떼어버렸습니다; 각인이나 프린팅 방식이면 더 고급스러울텐데, 그게 어려운 부분이라면, 또는 쓸 데 없이 생산단가를 높이는 부분이라면 그냥 없는 게 나은 것 같기도 하네요. 함께 구입한 재패니즈 스테인리스 바스켓은 정말로 일본에선 흔하디 흔한 타입이지만 이것도 우리나라에서 사려면 정말 인터넷 쇼핑몰을 탈탈 털어도 찾기가 쉽지 않아요. 자전거 바구니는 뭐니뭐니 해도 스뎅이죠. 서비스로 보내주신 클래식 벨은 왼쪽 핸드그립 바로 옆에 달아 줬습니다. 아주 앙증맞군요. 또한 서비스로 달아주신 사이드 라이트(바구니를 구입한 관계로 라이트를 포기했는데 서비스로 달아서 보내주셨더라고요. ㅠㅠ 감격했어요)는 무려 자가발전 방식이군요. 맘에 쏙 듭니다.

아, 클라라를 염두에 뒀던 이유 중에 하나가 NIKKO 내장형 자물쇠였는데요, 이것도 이상하게 우리나라엔 잘 없더라구요. 쇼핑몰에서 SANEI 제품을 약 만오천원에 구입해서 직접 달았습니다(그러나 자전거는 블랙인데 자물쇠가 회색이라 좀 거슬리는군요). 장보러 가서 로프처럼 생긴 자물쇠를 걸었다 풀었다 하려면 번거로운데, 생활형 자전거 라인업에 이 내장형 자물쇠(수갑형이라고 하더군요)가 달린 제품이 더 많았으면 좋겠습니다(로모티브엔 3개 정도 있네요) 아니면 적어도 옵션으로 고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드디어 시승을 해봤습니다. 긴 말 할 것 없이, 좋습니다. 핸들폭이 좁을까봐 좀 걱정했는데, 그렇게 좁지도 않고, 안장 높이가 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잡기에 좋았습니다. 시마노 6단 기어도 깔쌈하니 째깍째깍 잘 움직이고요. 27인치라 여러모로 좀 더 여유 있는 라이딩(이라기엔 장보러 갔다 온 거지만)이 가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간지 나는 가게를 하려면 아무리 유행이 지났다 해도 가게 앞에 자전거 한 대는 세워둬야 한대서, 가게 앞에다 딱 세워 놨습니다. 분위기가 확 사는 것 같군요. 집에 갈 때까지 저기다 세워놔야 되는데, 자전거가 생기니 가까운 한강이라도 다녀올까 싶어 근질근질 하네요.

다음에 자전거 살 일이 있으면 또 로모티브에서 구입하고 싶네요. 더 우아하고 실용적인 자전거 앞으로도 많이 소개해 주시길 바라며, 이만 사은품에 혹해서 쓴 허술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